2005년 8월 21일 일요일 이야기 1
짧지만 길었던 하루를 다시 떠올려 본다.
양재천에 조형물을 설치하고 옮기는데 사람이 많이 필요할 것 같았다.
친구 세 명을 부르고, 행사 진행을 도와줄 여학생도 섭외했다. 조형물 제작을 도와준 종희씨를 포함해 '양재천 프로젝트'팀은 6명이 되었다. 친구 두 명은 양재천 현장으로 오도록 했다. 나머지 사람들은 학교에 모여 조형물을 옮겨 싣기 시작했다.



날씨는 맑았다.
조형물을 설치할 장소(영동 1교)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순백색 개똥을 바라보았다.


'아이스크림이다', '똥이다'하는 소리들이 사람들 속에서 간간이 흘러나왔다. 양재천과 영동 1교 밑 인라인스케이트장 사이의 풀밭에 조형물을 배치해 놓았다.


그리고 그림 그릴 도구들도 꺼내 놓았다. 아크릴 물감과 붓, 종이컵, 접시, 물통이 차례로 놓여지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양재천 프로젝트'의 취지를 설명하기도 전에 꼬마들은 개똥에 붓질을 해대고 있었다.


사람들에게 프로젝트의 취지를 설명하고 홍보물을 배포했다.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던 사람들, 산책 나온 사람들이 몰려들어 하얀색 개똥은 컬러풀 개똥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나는 '양재천 프로젝트'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단순히 개똥을 치우자는 것이 아니라 개와 더불어 산다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개를 사랑하자는 데에 더 초점을 맞춰 얘기했다.
서초구 영동 1교에서의 행사는 시민들의 호응이 좋아서 잘 마칠 수 있었다. 이제 강남구 영동 3교쪽으로 이동할 차례.
문제가 생겼다. 개똥을 어떻게 운반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거리가 너무 멀었다. 차량을 쓸 수있는 장소도 아니었고 손수레도 없었다. 양재천 물에 띄워서 운반하는 방법이 생각났다. 스티로폼은 물에 뜨니까..
그러나, 시험삼아 띄워본 꼬맹이 개똥은 물살을 거슬러 올라왔다. 바람 때문이었다. 잠시 침묵이 맴돌았다. 결국 그것뿐인가.. 개똥을 다 손으로 날라야한단 말인가. 그 먼 거리를!



어쩔 수 없었다. 혼자서 혹은 둘이서 개똥을 짊어지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산책나온 시민들이 웅성거렸다. 몸은 힘들지만 홍보효과는 큰 것 같았다. 행사진행을 도와주러온 현정씨가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길 중간에 쉬어가기도 했다.

"개똥 사세요~ 개똥이요" 외쳐보고싶었다.
by 중경삼림 | 2005/08/25 12:49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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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섬。 at 2005/08/25 21:53
고생 많았구나.
멋지다.
Commented by 최영희 at 2005/08/26 23:28
내친구 중갱이..아래부터 과정들을 차례차례 찬찬히 봤다. 기특한 녀석// 광석이, 재연이, 두석이한테 내가 다 고맙구나...욕봤다~~//그날 하늘이 저랬던가...아련하니 이쁘다. 하늘 아래 고생하는 녀석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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